not music2010. 1. 7. 11:40
가끔 사람들이 고전을 인용한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제대로 된 곳에서 나온 출처인지도 알 수 없고, 
확인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설마 뻥이겠어 하고.

사실 요즘같은 시대에 이런거 확인 못하는게 말이 안되는 일이고,
그래서 구글은 지구상의 모든 책을 인터넷에 넣으려는 시도도 하고.
누군가는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아오조라 문고를 만들며
다른 그룹은 위키인용을 만들기도 한다.

http://ko.wikiquote.org

이런 오픈 프로젝트들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지만
고전을 제대로 담는데는 역부족이다.
우리가 부르는 고전의 상당 부분은 번역서이기 때문이다.
영어권 화자들이야 저작권 다 끝난 것이라 다 집어넣고 검색하면 그뿐이지만
우리는 번역저작권이 팔팔하게 살아있어서 그렇게 못한다.

보면 학술진흥재단에서 그런 작업들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종 수라는 점에서 턱없이 부족하다.
기존 미출간 서적들과 상업성이 떨어지는 책들이 많아 피인용이 많이 되는 책은 아니다.
그리고 출판 위주이기 때문에 검색 자체가 안되는 면도 있고.
그런 와중에도 운영상의 문제가 많이 있나보다.
국가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기왕 쏠거 돈 좀 효과적으로 써서,
기존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도 검색 가능하게 풀어봐달라는거다.
설마 국부론이 검색된다고 해서 국부론 읽을 사람이 온라인에서 눈아프게 읽을 것 같은가?
모니터로 그걸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책 살 사람이 아니었다.
온라인과 책은 그 수요가 완전히 다르다고 보는 것이 옳다.

요새 붐이라는 전자책도 그렇다.
전자책으로 정약용이나 플라톤을 읽으면 눈에 들어 오겠는가?
전자책의 수요는 기본적으로 베스트셀러와 소설류 혹은
덩치 큰 레퍼런스들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어선 안된다.
그렇게 흥분할만한 이슈는 아니라는 말이다.

고전 인용이 쉬운 검색 시스템을 만들면,
실증적인 학문풍토가 다져질 수 있다.
고전이라는 엔진을 교체하여 기존 학계에 새로운 에너지를 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니 SNS니 여러가지 말이 한참 떠도는 이 시기가...
어쩌면 학문의 토대를 다지기에 더 좋은 시기일 수도 있다.
정신없는 시기일 수록 오래갈 수 있는 것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Posted by zepelin